유홍림 서울대 총장 인터뷰
2023.07.29.
정부가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등 입시와 교육을 개혁하겠다고 발표했다. 입시는 대학 교육과 직결되는 문제다. 대학 경쟁력은 미래 인재 양성을 좌우한다. 전국 대학 총장을 연쇄 인터뷰해 입시와 대학 개혁 등 우리 교육을 근본부터 혁신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6일 본지 인터뷰에서 “다양성 확보를 위해 지역 균형 선발 인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방 발전과 학생 다양화를 위해 서울대 신입생 중 지방 학생 비율을 대폭 늘리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날 “사회에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는 만큼 서울대 학생들도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며 “그것이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는 지방 국립대와 공동 연구·교육 협력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균형 선발은 수도권 대학들이 입시에서 지역 인재를 뽑기 위한 전형이다. 서울대가 2005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서울대는 2024학년도 기준 신입생 3700명 중 17.9%(662명)를 지역 균형 전형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이 중 절반이 수도권 지역 출신이라 애초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울대 신입생 중 지방 출신은 35.4%에 불과하다. 2010학년도 41.9%에서 꾸준히 감소 추세다. 서울 등 수도권이 64.6%이고, 강남·서초구 고교 출신만 10.4%다.
유 총장은 “학생 선발의 자율이 주어지면 지역 균형 선발에 새로운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는 학교장 추천 학생이 대상인데, 교육 환경과 잠재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균형 대폭 확대는 이르면 현재 고1 대상인 2026년 입시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공교육 강화… 점수로 줄 세우기 개선”
-최근 입시 개혁 목소리가 높은데.
“대입 제도는 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초·중·고교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제 출생 인구가 1년에 25만명밖에 안 된다. 모두 귀중한 국가 자원이다. 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입시·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대입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공교육 강화가 궁극적인 답이다. 수능은 초·중·고 과정에서 충분히 학습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어야 한다. 수능을 자격 고사화하고, 대학에 선발 자율권을 줘야 한다. 대학도 (면접 등에서) 교과 지식보다 잠재력과 역량을 평가하는 저마다 특화한 선발 방식을 세워야 한다. 대학 가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지식 대신 역량을 평가하면 사교육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자율이 늘면 ‘본고사’ 부활로 사교육이 늘 것이란 우려가 있다.
“서울대는 본고사를 부활할 생각이 전혀 없다. 본고사는 공정하지 않다.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공교육을 강화하고, 입시를 다양화해 ‘점수로 한 줄 세우기’를 개선해야 한다. 수능 점수만 보고 뽑는 폐해는 이미 많은 전문가가 지적했다. 서울대는 정시 전형에서도 수능 성적과 고교 내신을 모두 평가한다.”
-서울대는 입시를 어떻게 바꿀 건가.
“대입에선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 균형 선발 비율을 확대하겠다. 이와 관련한 대입 정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를 시작했다. 여기에선 수능과 고교 교과 과정을 연계해 평가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지금은 정시 모집 인원 비율 등을 교육부가 정해준다. 선발 자율성이 확보된다면 지역 균형에도 새 방식을 도입해 보겠다. 하버드대 같은 유수 대학들은 학생 구성을 사회 전체 구성과 유사하게 만든다. 그 속에서 배워야 사회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서울대 학생은 수도권과 고소득층에 집중돼 다양성이 떨어진다. 학생뿐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학생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지방 국립대와 공동 연구도 늘릴 것”
-입시에서 무엇이 중요해지나.
“면접이 중요해진다. 면접은 학업 성취도가 아니라 학생을 종합적으로 본다. 다중 미니 면접(MMI) 등을 활용해 학생의 역량과 재능, 잠재력, 인성까지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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